이머징 예배(Emerging Church Movement, ECM) (2/2)
3. 현황
교회 개척 전문가 에드 스테처(Ed Stetzer)는 현재 이머징 교회를 크게 3개의 신학적 흐름으로 구분한다.
(1) 연결주의자 (relevants, 적실주의자, 적응주의자)
신학적으로 전통 교회와 일맥 상통하여 개혁주의 이머징 교회라고도 한다. 전통교회의 신앙과 구조 등을 유지하면서, 포스트모던 문화에 대한 적응 추구한다. 예를 들어 예배, 설교, 리더쉽 구조등을 포스트모던에 맞게 혁신하기를 주장하는 부류이다. 대표적으로 Mark Driscoll, Tim Keller, Jim Belcher, Dan Kimball 등이 있다.
(2) 재건주의자 (reconstructionists)
정통주의 지키면서, 전통적인 교회(구도자 교회모델 포함)를 신약 교회 모델처럼 선교적이고 유기체적 교회로 ‘재건’하자는 주장이다. 이들은 가정 교회나 새로운 수도원 공동체처럼 형식을 탈피하고 성육신적, 유기적 형태의 교회 실험하며, ‘파송’을 강조하여 적극적으로 교회를 개척한다. 이들은 콘스탄틴 이전의 초대교회를 샘플로 한다. 교회론, 공동체 영역에서 전통교회에 가장 강하게 도전하는 부류로, Neil Cole, Michael Frost, Alan Hirsch 등이 주장하는 바이다.
(3) 수정주의자 (revisionists)
전통적 교회가 모더니즘의 한계에 있다고 비판하며 핵심 교리, 제도를 포스트모던 시대에 맞게 수정하려는 그룹이다. ‘이머전트 빌리지‘출신의 지도자들로 Brian McLaren, Tony Jones, Doug Pagitt등이 대표적이다. ‘이머전트 빌리지‘는 이미 이머징 이라는 용어가 큰 의미로 사용되던 후에 만들어졌다. ‘이머전트 빌리지‘와 이머징 교회는 서로 관련은 있지만 이머징 교회를 ‘이머전트 빌리지‘라고 할 수는 없다. 이머징 교회는 더 큰 개념이다.
이 외에도, 스캇 맥나이트(Scot McKnight)는 이머징 교회의 특징을 다섯 가지 흐름으로 구분했는데 첫째, 사람들을 자극하여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예언적 흐름, 둘째, 포스트모던 문화의 가치를 강조하므로 진리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탈근대를 추구하는 흐름이다. 셋째, 예수의 제자로서의 신앙과 삶의 일치에 중점을 두는 실천 지향적 흐름, 넷째, 교회는 항상 개혁되어야 한다는 포스트 복음주의적 흐름과 마지막으로 정치적인데, 사회 현상과 민감한 사항들에 관심을 가지고 자신들의 주장으로 의사 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특성이다.
4. 사례
포스트모던 세대들은 영적이며, 하나님에 대한 이야기를 듣기 보다 하나님을 경험하기를 원한다는 것이 그 특징이다. 이머징 교회에서 추구하고 중요하게 여기는 것들은 포스트모던 세대들이 갈망하는 것에 맞게 복음을 전하고 하나님을 경험하게 한다. 다음은 『하나님께서 영광 받으시는 고귀한 예배-이머징 예배』(댄 킴볼)에서 제공하는 사례들을 간단히 정리해 본다. 이것으로 이머징 예배의 일부를 엿볼 수 있다. 1부에서는 이머징 예배의 배경이 된 상황들과 기본 철학들을 공유한다. 2부에서는 실제 이머징 예배가 준비되고 실행되는 사례들과 그들이 준비한 방법(노하우)과 예배 순서의 예를 공유한다. 교회 옆의 이름은 교회 내의 교회인 X세대를 위한 모임의 이름이다.
- 윌로우 크릭 공동체 교회의 액시스 (p187)
- 맥린 성경 교회의 프런트라인 (p201)
- 트윈레이크 교회의 제너시스 (p216)
- 빈티지 믿음 교회 (p244)
- 영국 일링(Ealing)에 있는 성마리아 교회의 그레이스 (p278)
또한 다른 형태인 미국 내 가정교회의 사례와 영국에서의 대안 예배모임에 대해서도 안내하고 있다. 본 논문에서는 댄 킴볼이 진행한 이머징 예배 사례를 중심으로 소개한다.
이머징 예배에서 가치를 두는 것들은... (댄 킴볼)
. 근대적 예배의 대표적인 관객형 예배에서 탈피하여 공동체가 함께 준비하는 예배이다.
. 유기적인 모임 : 찬양, 성경봉독, 간증, 침묵의 시간, 찬양, 설교, 영상, 침묵과 묵상의 시간으로 이루어지지만 사람들은 예배실 내의 준비된 장소에서 순서 도중에 기도를 하거나(침묵기도를 할 수 있는 장소들을 마련해 둠), 그림을 그리거나 기도문을 쓰기 위해서 다른 장소로 이동 할 수 있다. 이것은 그들이 예배에 참여하는 방식이다.
. 예배 공간을 성스러운 공간으로 창의적으로 만들기 : 예술 작품이나 스크린, 성경이나 십자가를 곳곳에 배치하여 사람들로 하여금 지금 예배의 중심이 누구인지 기억할 수 있게 돕는다. 많은 이머징 예배들이 예수님을 기억하게 하는 촛불이나 공간 구분을 위한 커텐을 활용한다.
. 빛과 음악, 예술 작품, 영상의 활용 : 음악은 공동체의 표현이므로 자작곡한 곡을 부르기도 한다. 떼제 예배가 고대 기독교 음악의 재연에 영향을 주어 이머징 예배에서 현대적 요소와 혼합하기도 한다. 찬양대가 있을 경우는 대게 찬양대가 조명 받지 않고 목소리만 들리도록 하기도 하고 예배팀은 거의 보이지 않게 구석에 위치하기도 한다. 이미지나 상징을 활용하여 예수님께 집중 할 수 있도록 돕는다. 미술 작품이나 향을 예배실에 배치하기도 하고 때로는 예배도중 떠오르는 영감을 표현 할 수 있도록 미술 작품을 만들 수 있는 장소를 준비하기도 한다.
. 설교는 예배에 따라 다를 수 있으나, 설교가 없기도 하고 아주 짧거나 간증을 함께 하기도 하고, 설교 중간에 공동 기도 등을 넣기도 한다. 설교자는 전통교회에서와 같이 권위적이지 않고 ‘하나님의 이야기’를 말해주며 그들을 그 이야기로 초청한다. 설교는 열정적이고 활기 있지만 동료 예배자가 간증하는 경우, 진지함과 겸손함이 공유된다. 설교가 짧은 것은 예배 시간에 깊이 집중하기 위함이며, 대신 가정 모임이나 토론 그룹을 통해 상호작용하는 방법으로 성경을 배울 수 있도록 한다.
. 신조, 기도문, 성경구절을 함께 읽어 공동체 의식을 높이기도 하고 관상기도와 다른 영적인 훈련들이 행해지기도 하고, 예전을 강조하여 교회력에 초점을 두는 경향이 많다. 성찬식은 이머징 예배의 중심이 되기도 한다.
. 다감각응용 예배 : 보고, 듣고, 맛보고, 냄새 맡고, 만지고, 경험하므로 우리의 모든 감각들을 통해 예배에 동참하는 것을 말한다. 한달에 한번 정도 특별한 다감각 예배를 준비할수 있다. 식사 또한 이머징 예배의 공동체 특징의 중요한 부분인데, 이는 신약 시대의 예배 모임에서 공동체의식을 강화하기 위해 예배 전에 함께 식사를 한 것을 기억하게 한다.
5. 평가
ECM의 긍정적인 평가는 정체된 기독교에 갱신을 추구한다는 것에 있다. 포스트모던 문화안에서 힘이 없어져 버린 기독교를 문화 안에서 복음의 상황화를 추구하며, 교리나 조직의 형식 보다 기독교를 삶의 방식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열정에 있다. 그러나 체험적, 창조적 방법들이 신비적이거나 종교 혼합주의의 양상을 띠는 경향이 있으므로 이런 부분은 조심해야 할 부분이다. 또한 아직도 계속 변화하고 발전하고 있는 분야 이므로 신학적 정리되어야 할 부분들이 많고, 교회 역사 내에서 지속적으로 검증되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 더불어 문화에 맞춘 상황화에 집중하므로, 지나치게 소비자 지향 중심의 예배로 될 가능성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겠다.
한국 내 상황에서는 줄어드는 성도수와 청소년들을 유치하기 위해서 이머징 예배를 ‘방법론적’으로 연구하여 따라 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겠다. 대형교회의 경우는 많은 스텝과 비용이 투자되는 방법이라 댄 킴볼도 재정 사용을 신중히 고려하라고 책의 마지막에서 경고하고 있다. 가정교회의 경우는 진정 하나님을 갈망하는 영혼들이 모일 때 그곳에 동일한 영혼들이 보내질 것이다.
리더도 없고, 위원회도 따로 없는데
점점 부흥하는 ECM을 보면서,
이 시대에도 변함없이 예배 받기 원하시고,
인간과 소통하기를 원하시는 하나님이
직접 일하시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6. 후기
ECM에 대해서 2017년부터 관심이 있던 관계로 이번 논문을 위해 많은 자료들을 찾아 보았지만 자료들을 읽은 것에 비해 자료를 정리하는 능력과 시간이 턱없이 부족한 관계로 제대로 정리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 이번 논문을 준비하면서 해외의 번역서들을 많은 교수님들이 논문으로 소개 하고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고 (며칠 씩 걸려 열심히 읽었는데 20페이지 내외의 논문으로 정리되어 있는 것을 늦게 발견했다.), 어떤 논문들은 원서의 경우 제대로 이해하지 않고 쓴 경우도 있는 것들을 발견하면서 약간 실망도 하게 되었다. 논문을 보면서 더 좋은 책들을 많이 안내 받았는데 그 책들을 다 읽어보지 못하고 논문을 마무리 하게 되어서 안타깝지만 앞으로 꾸준히 연구하고 기도하면서 함께 만들어가야 할 분야인 것 같다.
무엇보다 내내 생각이 들었던 것은, 예배를, 교회를 나의 도구로 생각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이머징 예배는 진정 창의적 예배인데 누군가 한 것이 좋아보인다고 해서 의미 없이, 본질 없이 모방하고 따라했을 때 포스트모던 세대는 그 스멜을 분명히 맡을 것이기 때문이다. 영은 속일 수 없다. 이 세대의 사역자는 더 하나님께 신실하고 더 믿음에 순수해져야 하겠다.
[참고문헌]
<일차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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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ball, D. 『하나님께서 영광 받으시는 고귀한 예배-이머징 예배』. 주승중 역. 서울: 이래서원, 2008.
Kimball, D. 『시대를 리드하는 교회-이머징 교회』. 윤인숙 역. 서울: 이래서원, 2007.
<이차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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