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장_여성∙생태 신학적 인간론
사랑과 배려와 환대의 관계
다양한 인간학 연구 중 그리스도교 관점에서의 인간 이해를 ‘신학적 인간학’이라고 한다. 신학적 인간학은 신과의 관계 안에서 규명되며 인간 존재의 기원을 신에 두고, 인간이 신의 피조물로서의 위상을 갖지만, 불완전하고 의존적이며 죽음에 이르는 유한성의 특징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은 받은 특별한 위치가 있지만 또한 인간은 모두가 죄인으로 구원받아야 할 존재가 신학적 인간학의 공통 특징이다.
여성∙생태 신학적 인간학은 전통적 신학적 인간 이해가 남성 중심적으로 위계질서를 정당화 하면서 여성을 비하, 차별, 억압, 공적 영역에서 배제해 왔다고 주장한다. 그런 이해가 자연과 연관되어 자연을 착취하고 남용하거나 그런 행위를 묵인하거나 옹호해왔다고 비판한다.
하나님 형상인 인간을 플라톤의 영향으로 영육 이원론에 근거한 가부장주의적인 신학적 인간론이 여성의 정체성을 남성의 아래 두었다. 가부장주의적 신학에서는 사랑의 하나님의 모습을 볼 수 없다. 여성∙생태 신학적 인간론에서는 여성과 남성은 하나님이 창조하신 동등한 피조물로 ‘관계적 존재’로 지음 받았으므로, 하나님이 인간을 사랑으로 창조하신 것처럼 이 관계에는 오직 사랑과 배려의 관계가 있을 뿐이라고 주장한다.
계몽주의와 근대 과학적 세계관 이후로 하나님과 세계 존재에 대한 인식론적으로 관심의 방향이 전환되면서 철학자들은 지식위에 신의 자리를 마련했다. 데카르트는 방법론적 회의와 의심으로 지식을 얻을 수 있는 근본인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cogito)라는 기본 명제를 발견하고, 인간은 지식을 얻을 수 있는 인식론적 주체, 지식의 대상으로서 세계는 객체인 이원론으로 구분했다. 그 위에 칸트는 ‘초월적 이성’, 헤겔은 ‘절대 이성’으로 이성의 위상이 강화되면서 영적인 남성과 육적인 여성으로 구분하면서, 근대이후는 물질적인 여성의 위상과 자연에 대한 인식은 더 격하되었다.
여성∙생태 신학적 인간론에서는 영혼과 육체로 구성된 인간은 여성과 남성을 모두 포함한 인간의 ‘영적인 몸’ 혹은 ‘육화된 영’으로 존재하며 하나님과 인간과 자연과 상호 관계 맺을 수 있는 ‘하나님 형상’으로서 인간을 말한다. 그래서 죄의 원인은 ‘관계의 왜곡’(로즈마리 류터)이며 관계를 파괴하는 억압, 착취, 전쟁 등 파괴적 관계를 죄라고 말한다.
태초에 하나님은 자신을 닮은 여성과 남성으로, 곧 관계적 존재인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하셨으므로 하나님의 진정한 정체성은 관계성 안에서만 찾을 수 있다. 삼위일체 하나님의 존재 방식은 ‘페리코레시스’로 서로의 위격 안에서 인격체로 내주하시며 돌보는 사랑의 관계로 존재하신다. 사랑과 배려와 환대의 관계적 하나님과 같이 여성과 남성을 동등하게 창조하셨으므로 인간은 동료 인간과 자연세계와 관계해야 한다. 인간은 하나님의 사랑의 관계에 초대받은 존재이며 하나님이 맡기신 자연 세계 역시 하나님의 관계적 방식으로 배려하고 돌보아야 한다.
옳은 말씀만 하고 있지만, 이 관점을 남성 신학자(몰트만 ?)들이 말하지 않고 여성∙생태신학분야에서 크게 거론된다는 것이 신학에서 조차도(모든 학문이 마찬가지 겠지만..) 편협한 시각을 가지고 바라본다는 것이 마음이 아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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