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르심을 향한 여정..

- 매일 조금씩 알아가기 -

MDiv를 마무리하는 시점부터 계속해서 내 안에 죄를, 악을 보게 하시는 거 같았다. 어쩌면 그 전까지는 타인을 향한 무한한 정죄모드였다면 이제 그 모든 정죄들이 사실은 나를 향해, 나에게 알려주는 것들이었을 수도 있다는 되돌아 봄이 있었다.

 

타인에게 무언가 불편한 것이 보인다면 그것은 내가 그 부분에 민감한 것이 있기 때문인 것 같다. 더 이상 타인들의 문제를 보는 것이 아닌, 나에게 집중하고 나를 점검하는, 나를 알아가고 아주 조금씩이지만 하나님을 알아가는 귀한 시간이 계속 되고 있다. 오십이 다 되가는 시기에 이제 조금씩 나를 알아간다.

 

Th.M. 입학 당시, 내안에 나를 더 알고 하나님을 알길 바라는 갈망이 있었다.(그때는 칼뱅의 기독교 강요에 그 내용이 있는 것도 몰랐다. MDiv는 워밍업이었던 것 같다.)

 

선교지에서 주로 60대-80대 연세가 많으신 교수님들과 함께 일하면서 ‘나이 듦’에 대해서 많이 생각했다. 어떤 교수님은 무조건 함께 하고 싶은 분이 계셨고 어떤 교수님은 학생들까지도 도망 다닐 정도로 피하는 교수님이 계셨다. 따뜻하고 포용하시는 교수님들과 매사에 불만인 교수님들 중에(우리는 다 선교사였다.) 같이 하고 싶은 분은 당연히 전자이다. 매일 아침 출근 직전 거울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잘 늙게, 잘 나이 들게 해주세요’ 기도가 절로 나오던 나의 30대... 그 기도를 잊지 않고 들어주시는 하나님께 감사한다.

 

말씀묵상

개인영성지도 시간 매주 묵상 본문이 나의 타이밍과 너무 맞았다. 말씀을 반복해서 깊이 묵상하는 즐거움과 그 깊은 맛을 이제야 본 것 같다. 이번학기 큰 수확이다. 가장 큰 수확은 간음한 여인 묵상이었다. 그 부분의 묵상으로 끝나지 않고, 다른 과목에서 또 그 본문에 대해 깊게 연구한 자료를 읽으며(르네 지라르) 이번학기의 반 정도를 그 본문에 머물게 되었다. 갑작스런 교회 사임 이후로 내가 모르던 나를 알게 되었고, 한 번도 간음한 여인의 자리에서 묵상해보지 못했던 내가 그 자리에, 세 번 예수님을 부인한 베드로의 자리에 서보지 못했던 내가 그 자리에서 예수님의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질문을 받아 보게 되었다. 이전 같으면 이사야처럼 제가 가겠다고 제가 하겠다고 손 번쩍 들었을 내가 이제는 ‘같이 해주신다면...’의 겸손한 모드가 되었다. 사실 겸손에도 이르지 못한 땅굴 모드인 것 같기는 하다. 아직 이전처럼 이것저것 하고 싶다는 말도 못하고, 약간의 대인 기피증까지 생긴 것 같다. 하지만 바로 이 시기에 개인 영성지도 수업을 들으며 매주 말씀과 깊은 만남으로 나를 알게 해주신 시간을 갖게 해주신 것이 참 많이 감사하다. 말씀 묵상을 통해 그냥 말로 표현 할 수 없는 무언가 표현하기 힘든 하나님을 또한 경험하고 있는 것 같다. 밭에 숨긴 보화를 발견한 사람 마냥 세상의 무엇보다 하나님 아버지를 알아가는데 집중하고 싶은 마음이 점점 커저간다.

 

마음 한 편엔 하나님을 알아가는데 온통 집중하고 싶으면서도 물질적인 것(특히 잠자는 곳과 먹는 것)을 중요시 한다는 것을 이번에 알게 되었다. 어릴 때부터 물 잘 나와서 씻는 것만 잘하면 좋겠다는 말을 했고 선교지에서도 샤워할 때 마다 이렇게 매일 씻을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는데 사실 나는 잠자는 곳과 먹는 것이 너무 중요했던 사람이었다는 것을 무방비 상태로 오신 예수님이 계속 이동하셔야 하는 그 상황에서 알게 되었다.

 

교수님께서 ‘예수님이 보여주시는 것은 비슷한 삶으로의 초대가 담겨있다’고 하신 것을 묵상하면서 ‘혹시..’하고 느꼈던 것과 동일해서 또 유레카!! 내가 느끼는 것이 학문적으로 다 정리된 것일 수 있겠다는 생각에 더 제대로 책을 보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 같다.

 

그 이후로 다른 과목에서 “십자가의 승리는 폭력의 결과가 아니라 완전한 포기의 결과다.... 이 정도로 예수는 전면적으로 폭력을 포기한 것이다.“ 를 읽으며 무방비 상태로 이 땅에 오신 예수님이 사역 중에도 온전히 하나님의 뜻을 따르는 것 외에는 무방비 상태셨고(세금내야 해서 물고기 잡으라 하시고... 마 17:27) 오실 때와 마찬가지로 마지막 까지 자신을 방비하지 않으시고 저항하지 않으신 삶을 생각했다.

 

‘예수님이 보여주시는 것은 비슷한 삶으로의 초대가 담겨있다.’

 

지금 까지 처럼 내가 힘주고, 미리 준비하던 삶이 아니라 아버지께서 여시는, 인도하시는 삶을 경험하게 하신다는 마음이 든다. 구유 안에 있는 아기 예수님처럼 사는 삶의 진입로에 서 있는 것 같다. 그러면서도 뭔가 자꾸 하나님 외에 다른 재정적 안전장치를 만들고 싶어하는 나를 본다. 이제는 가롯 유다의 모습까지 내 안에 있음을...

 

공동체 속에 나

내가 영성지도 받을 때는 도리어 기록을 못하고, 다른 분들이 받을 때 열심히 기록했다. 같은 본문으로 여러 사람들의 다양한 묵상에서 하나님께서 각자에게 하시는 일을 보았다. 학기 초부터 계속 내안의 죄를 발견하는 것 같다고 고백했고 어떤 학생이 그에 대해 부정적으로 말을 했어서, 한주 내내 내 안의 악을 발견 하게 하심이 그런 의미냐고 하나님 앞에 많이 머물렀었다.

 

그런데 그 다음 주쯤 교수님이 지나가시는 말씀으로 ‘하나님을 깊이 알수록 자신의 죄를 더 보게 된다’는 말씀을 하셨다. 다른 학생들은 그 말씀을 기억을 못하던데 나는 한주 내내 여쭤봤어서 그런가 입학할 때 내안에 갈망인 “나를 알고 싶고 하나님을 알고 싶다.”는 것과 연결이 되어서 완전 유레카였다. 정말 스쳐지나가듯 하시는 교수님의 그 한마디가 나에게는 주님이 주시는 답이었다.

 

줌에서 공동체 전체가 얼굴이 보였는데 내가 나눔 할 때 마다 일부러 시선을 산만하게 하시고, 표정이 부정적인 동학이 있었다. 나누면서 자꾸 거슬려서 그냥 고개 숙이고 영성일지 쓴 것을 읽었는데 교수님이 그냥 다 읽지는 말라고 하셨다. 교수님을 보고 말하면 화면에 어수선한 표정이 보여서 나도 집중을 할 수 없었다. 그러다가 가장 피크가 “예수님의 사랑에 뭐 라고 반응하겠느냐”고 교수님이 질문하셨을 때였다. 이미 내 마음이 그 프로세스가 진행된 상황이었지만 (교수님이 물어보셔서 완전 놀랐지만...) 거기서 타인을 의식하고 제대로 대답 할 수 없었다. 결국 수업 후 나를 돌아보고 교수님께 솔직하게 따로 연락을 드렸고, 그 다음 주부터는 지도 받지 않는 사람은 화면을 끄도록 부탁드렸었다. 비참여자들이 화면을 껏 던 날 좀 집중할 수 있었고 깊은 묵상까지 나눌 수 있었다. 교수님도 이제야 좀 정리된 말을 들을 수 있었다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나서 한 학기를 돌아보니 다른 수업에서도 나의 나눔에 못마땅해 하는 표정을 짓고 있는 분이 보일 때 마다 내가 횡설수설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타인의 시선에 자유로운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번학기의 경험을 통해서 내가 타인의 시선에 대단히 메여있는 사람이란 것을 알았다. 그런데 그리고 다음 주 수퍼 비전 시간에 교수님이 피지도자가 의사소통이 잘 안 될 때는 진실을 피하려고 하거나 저항이 있을 수 있다고 하셨는데 거기서 또 유레카 였다. ‘아! 개인영성지도 시간에 나에게 그런 저항이 있었구나!!’ 교수님이 나에게 ‘말을 못 알아듣겠다’는 표현을 안 하셨었는데 비참여자들이 화면을 끈날 처음으로 내말이 정리되어 들렸다고 해주셨고 그 다음 주에 다른 분의 수퍼 비전을 통해서 그 이유를 알게 된 것이다. 내가 나눌 때 마다 불편한 표정을 지으셨던 분이 설사 그런 의도가 없었을 지라도 그런 오해(?)를 통해서 나는 나를 알게 되었고, 그 이후, 다른 과목에서 나눌 때 신경 쓰지 않고 편히 나눌 수 있었다는 것을 발견했다.

 

아직 명확히 보이지 않지만 조금씩 이후의 삶의 부르심을 알려주시는 듯 하다. 그래서 무언가 하려고 하기보다 잘 듣고 잘 보고 싶다. 잘 머물러, 매일을 통해서 하나님을 알고 나를 알아가다가 시간이 흐를수록 예수님을 닮고 싶고 그렇게 살다가 그 곁에 머물고 싶다.

 

(2022년 개인영성지도실습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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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의 기도 경험이 혹시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될지도 몰라 용기내어 나눕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내용입니다. ★

 

하루에 한사람 기도

Y 대학에서 사역 중일 때

학과에 새로 오신 교수님 부부가

자신들은 '리더' 양육이 전문이라며

이미 믿고 있는 학생들을 달라고 했다.

(나도 청년부에서 리더 양육했는디....)

 

새로오신 선교사님들이 리더 양육 전문이라 길래

믿는 학생들을 새로오신 교수님들께 맡기고

나는 블루오션을 선택했다.

 

매 주말 믿지 않는,

교회다니지 않는 학생들과 놀러다녔다.

(아.. 난 지금도 그렇구나...)

 

성경공부(양육)도 안하고,

전도 열매도 많지 않고,

행정과 수업만 하는 선교사라는 생각이 들어서

(죄책감에 ? ^^)

매일 한 학생씩 기도하기로 했다.

그리고

매일의 주인공이 되는 학생의 정보와 기도제목을 기록해서

한국의 키맨에게 메일로 넘기면

키맨이 싸이월드에 매일 올렸다.(이때 매일 수고해 주셨던 키맨 들께 감사를...)

 

아마 2009년 쯤이었을까...

기숙사에 처박혀있는

2007학번 남학생들을 데리고 산에 갔다.

오가면서 맛난것도 먹고

인생 이야기를 하며 간간이 나의 간증도 넣고,

전도의 초석을 깐다.

 

결혼, 자녀 등 미래로 향해 가는데'룰루 랄라 저랑은 상관없습니다~~ 인생 쉽습니다~'해피한 S와 이야기를 하다가 마음으로 '아버지 우째요...' 하며 울었다.산행에서 내려오는 길이었다. 그 길까지 생각난다.

 

그리고

S를 위해 기도하던 날 

산행 때의 어려웠던 마음을 나눴다.

아마 그 기도 정보는

글을 쓴 나.

그리고

싸이월드에 글을 올려주시던 키맨.

딱 두사람만

읽었을것 같다.

(가끔 한국에 왔을때 싸이월드를 방문해보면 읽은 사람이 1 OR 0 ?)

 

방학에 한국에 방문할 때 마다

유학중이던 S를 찾아갔다.

유학중인 학생들을 모아서 서로 만나는 자리도 마련했었다.

 

그러다가 2016년에 한국으로 완전히 돌아왔을때

S가 먼저 나를 찾아왔다.

성경 말씀을 보고 싶은데 안읽힌다며 도와달라고 했다.

S는 석사 졸업학기를 훌쩍 넘어서 졸업에 난항을 격고 있었다.

유학온 후 어려운 상황에서 교회 다니는 친구들의

도움을 받았던 듯 하다.

 

'룰루 랄라 저랑은 상관없습니다~~'가 더이상 아니었다.

S는 하나님의 도움이 절실했다.

S 덕분에 (?) 나는 한국에 오자마자 유학생들 성경공부를 시작했었다.(이 모임은 믿지 않는 졸업생이 합류하며 기도 모임까지 되었었다.)

 

S는 석사 졸업 후

한국에 있는 중국어 예배 공동체에 정착하고

어렵게 취업을 하고

계속 난항을 겪으면서 아버지와 더욱 친밀해졌다.

 

그리고

교회공동체의 주선으로 신실한 자매를 만나

지금은 4살된 딸이 있다.

 

아직도 S의 결혼 예배 초대장과 순서지가 있다.

2009년의 산행길과 오버랩된다.

 

기도는

절대로

땅에 떨어지지 않는다.

 

싸이월드에 올린 글들은

다 사장되었겠지만,

그때 한명 한명 기도했던 학생들을

지금 한국에서 만날때 마다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본다.

 

그 무엇보다 기도가

가장 큰,

최고의 투자이자

전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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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의 기도 경험이 혹시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될지도 몰라 용기내어 나눕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내용입니다. ★

 

단기 선교 어린이 사역 중...

 

청년부 때 단기선교를 몇군데 갔다.

모교회에서는 오래전부터 단기선교를 갔는데

나는 거의 끝물에 몇번 간것 같다.

대부분 기록 담당이었다.

비디오 담당이었던것으로 기억한다.

 

언제인지

어디로 간건지 기억도 나지 않지만

요 며칠 자꾸 떠오르는 장면이 있다.

 

2000년대 초반이었을까...

어린이 사역시간이었고

모임이 거의 마무리 되고

그룹으로 선생님들이

아이들을 위해 기도해주는 시간이었다.

(장면이 떠오르는데 사진이 없어서 아쉽다.)

 

한국 선생님들(단기선교단원들)이 각반 아이들을 

둥그렇게 모아 세워놓고 기도했다.

말이 안통하니

아이들은 멀뚱 멀뚱 처다보고 있었고
선생님들은 눈을 감고 통성으로 기도했고

나도 기도하면서 비디오를 찍고 있었다......

 

찍으면서 기도하는데...

눈시울이 뜨거워져서

나도 모르게

카메라를 끄고

한 모둠의 아이들에게 갔다.

 

한 손에는 꺼진 카메라를 들고

한 팔으로는 뭉쳐서 서있는 아이들을 감싸고

눈을 감고 기도했다.

 

나는

그때도

지금도 묵상기도다.

 

가슴이 뜨거워졌고

소리없는 눈물이 솟았다.

고개를 숙이고 있어서

눈물이

얼굴이 아니라 아래로 떨어졌던 것 같다.

 

어두운 사회.

어려운 경제.

시골 구석.

 

하나님께서

이 아이들을 특별히 인도해주시고

이 사회,

이 나라의 미래를,

이 아이들에게 맡기실 것을,

아이들의 미래가 하나님 손에 있음이 기대가 되었다.

 

눈을 떠 보니

아이들도 울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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