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로역정 그리고 현재의 나...
계속 ‘무지’가 걸렸었는데 역시나 마지막 장면, ‘무지’가 깊이 마음에 남았다. 후기까지 다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무지’의 이미지가 너무 강하게 남아서 일부러 책을 읽은지 12시간이 지나서 글을 쓰는데도 ‘무지’의 이야기로 시작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어느 책에서 인지 목사가 된 아들이 자신을 전도하고 가르친 부모님께 다시 복음을 전했을 때 ‘무지’와 같이 신앙생활을 했던 부모님은 아무도 자신들에게 그렇게 복음을 이야기 해준 적이 없다며 왜 자기들은 이제야 복음을 듣게 된 건지 억울해 하셨다는 부분을 읽은 기억이 난다. ‘무지’이야기를 읽을 때 여전히 교회에 다니고 교회의 리더이지만 ‘무지’와 같이 지내는 사람들이 많이 생각나서 마음이 아팠다. 혹은 누군가 나를 봤을 때 ‘무지’와 같지 않을까? 건강한 리더와 공동체 안에서 나를 다듬어 가시기를 구한다.
7장에서는 허망시장에서 신실이 믿음을 증거하다가 먼저 천성으로 들어간다. ‘그 청년 바보의사’같은.. 참 믿음의 사람들 같아 보이는 사람들이 일찍 세상을 떠나는 경우를 보면서 ‘살아서 믿음을 잘 증거 할 만한 “착한” 사람들은 왜 먼저 데리고 가시고 (나 같은) 크리스천이라는 허울만 있고 고칠꺼 투성이인 욕심쟁이들은 세상에 남겨두시는 걸까’ 생각해 본적이 있다. 어쩌면 먼저 떠난 이들은 먼저 선택 받았다는 생각을 해봤는데 신실이 떠나는 장면에서 남아 있는 자의 고난과 고통을 생각해보면, 신실의 경우는 더 복된 것 같다. 이 부분에서 더 큰 감동은 신실이 떠났지만 신실의 믿음의 고백으로 소망이 새 생명을 얻게 된 것이다. 한 알의 밀알이 죽어 생명을 얻는 것을 생각하게 되었다.
8장에서는 두마음, 세상집착, 돈사랑, 노랭이들과의 대화에서 ‘의도’와 ‘선택’의 미묘한 관계를 아버지 앞에서 잘 점검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무언가 결정할 때, 생각할 때 정말 ‘의식성찰’의 과정이 없이는 순간 선을 넘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 나는 매일 점검하지 않으면 매일 넘어갈 수밖에 없는 경계선에 서있는 사람인 것 같다. 그래서 매일이 쉽지 않지만, 매일이 은혜일 수밖에 없는... 세겜 사람들 처럼 모두 잃고 죽을 수 밖에 없는 나에게 또 기회를 주시는 아버지께 감사한다.
9장에서는 데마의 유혹을 물리치고 ‘생명수의 강‘에서 쉼을 얻고 10장에서는 언약의 열쇠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절망거인에게 당하다가 벗어나게 된다. 나의 매일도 약속의 말씀이 없이는 살기 힘들다. 나의 ’두 마음‘의 실수 였을지 부르심을 따라 간 곳에서의 상처였을지...감당하기 어려운 이야기를 듣고 하루 동안 마음이 정지된 적이 있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선택은 말씀을 보는 것 뿐이어서 통독하던 대로 전도서를 읽는데 7:21에서 ’사람들이 하는 모든 말에 네 마음을 두지 말라‘는 말씀으로 회복 될 수 있었다.
11장에서 만난 목자들에게 위로와 경고와 지도(map)를 받고 예루살렘의 문을 보고 희망에 가득찬다. 12장에서 드디어 무지와 만나고 작은믿음이 강도 만난 이야기를 나눈다. 작은믿음이 어려움에 당한 이유를 생각하며 ’믿음‘이 중요하다고 시를 지었던 크리스찬이 15장의 성문 앞 강을 건너면서 자신의 행위와 죄에 더 집중하는 것이, 나와 같아 보였다. 평소에는 믿음의 승리자 인 것처럼 지내다가 위급하고 위험한 상황에서는 중심이 내가 되고 하나님을 원망한다. 크리스천 옆에 소망이 있었던 것처럼, 함께하는 좋은 공동체와 기도 동역자들이 천성 가는길에 함께 하기를 구한다. 13장에서는 목자들이 준 지도를 보지 않고 아첨쟁이를 따라 갔다가 그물에 갖혀 천사의 도움으로 빠져나온다. 은혜 없이는 하루도 살수 없음을, 나의 마음도 매 순간이 이와 같음을 생각했다. 천사의 채찍을 기억하고, 마법의 땅을 무사히 통과한다. 14장에서 다시 무지와 만나지만, 역시 말씀에 근거하지 않고 자기기만, 자신의 선으로 의롭다고 믿는 율법, 공로주의에 빠진 무지를 돕지 못 한다. 뒷걸음질 치는 이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여기서 제시하는 증상들이 내게 발생하는지 항상 점검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사이가 아주 미묘해서 인지하기 힘들더라도 좋은 공동체 내에서 나를 계속 점검하며 그 나라 가기까지 건강한 믿음을 만들어 갈수 있는 은혜 주시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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